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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해피투게더의 숨은 의미?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6. 20.

연극 해피투게더의 숨은 의미?

 

한국 연극계에 할리우드 대학로!

장마가 시작된건지 끝난건지 날씨가 선선하고 좋아 친구와 대학로를 찾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혜화역 계단을 올라오자마자 티켓을 파는 젊은 친구들이 말을 걸어 왔어요.

긴 대화를 하고 싶지 않아 쁘지도 않은데 표정으로 바쁜 티를 내며

서둘러 마로니에 공원쪽으로 경보 ㅎㅎ

아직도 공사가 한창인 마로니에 공원. 휴... 이놈의 공사는 언제 끝날련지.

 

즉석에서 표를 사서 본 연극은 대부분 실망스러운 작품이라

이제는 집에서 연극정보를 꼼꼼히 알아보고 간답니다.

이번에는 시사코미디연극이라는 장르와 흥미진진한 시놉시스에 끌려 '해피투게더'로 결정!

미아트홀로 향했습니다.

찾는 법은 그리 어렵지 않아 좋았지만 북적이는 사람들 때문에 약간 헷갈려 하마터면 늦을 뻔...

 

 

다양한 연극을 봐왔지만 이렇게 자연스럽게 시작되는 연극은 처음인 듯.

현실인지 가상인지 분별이 안 될 정도로 연기를 잘하는 극장장(?)의

명연기에 깜빡 속을 뻔 했지만 어느새 시작된 연극에 저절로 다시 집중하게 됐습니다.

 

 

이 작품은 현대판 홍길동전이라 불리더라고요. 홍길동전을 현 시대에 맞게 각색한 내용입니다.

수도세도 못내는 작가지망생 김태희 집에 고위층의 집들만 도둑질을 하고 다니는 두 형제들이

경찰을 피하기 위해 침입하면서 시작됩니다.

 

가난의 한이 많이 맺힌거 같은 형 '홍길동'과 멍청(?)해 보이는 동생 홍막동.

 

 

작가지망생 김태희를 연기하는 여자배우분.

오바스러운 연기를 하지만 귀여운 매력이 있어 보다보면 매료될거 같습니다.ㅎㅎ

그리고 위 사진에 경찰관 제복을 입은 배우는 여러 인물의 연기를 하는데

마치 만능 엔터테이너 같아요!

여기저기에서 다양한 분장으로 나타나시는데 이분이야말로 홍길동 같습니다.ㅎㅎ

 

 

수도세도 못내는 작가 김태희는 형제 도둑들이 가지고 있는 돈가방을 보고

돈에 욕심을 부리는데 카리스마있고 무서운 홍길동과 멍청하지만 착한 홍막동이 지키는 돈가방을

어떻게 해서 손에 쥘 수 있을까요?

 

 

전체적으로 재미있는 장면이 많이 나와 웃으면서 봤지만

장르가 시사코미디라는 것을 잊을 때 쯤 홍길동이 고위층을 위한 따끔한 소리를 합니다.

저는 물론이고 친구도 홍길동의 말에 감탄했습니다.

아마 홍길동전을 각색하여 이용해 간접적으로나마 현 시국을 비판하는 것 같았습니다.

 

 

모든 배우들의 진실성 있는 열연에 숨은 의미가 가슴에 더욱 와닿았던거 같아요.

각자마다 톡톡튀는 매력을 가진거 같아요.

언젠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을거 같은 좋은 느낌과 캐릭터를 가진 배우들.

 

연극을 보러 대학로까지 가신다면 설렁설렁 시간 떼우는 연극보다

웃기지만 교훈이 있는, 여운이 남는 작품을 보세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해피투게더는 진국입니다.